[이야기로 듣는 옛노래]노들강변 ③

이렇게 그는 신불출이라는 이름을 뜻있게 활용을 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신불출은 어떻게든 기회만 있으면 일제의 만행을 지적하여 알쏭달쏭한 화술로 그들을 비아냥하여 국민들을 웃기는 아주 재주꾼이었다.

노들강변

???????????????????????????? 신 불 출 작사???

????????????????????????????문 호 월 작곡???

???????????????????????????? 박 부 용 노래???

A

노들강변 봄버들 휘늘어진 가지에다가

무정세월 한허리를 칭칭동여 매여나볼까

에헤야 봄버들도 못믿으리로다

푸르른 저기저물만 흘러흘러서 가노라

B

노들강변 백사장 모래마다 밟은자죽

만고풍상 비바람에 몇번이나 지워갔나

에헤요 백사장도 못믿으리로다

푸르른 저기저물만 흘러흘러서 가노나

C

노들강변 푸른물 네가무슨 망녕으로

재자가인 아까운몸 몇몇이나 데려갔나

에헤요 네가진정 마음을 돌려서

이세상 쌓인한이나 두둥싣고서 가거라

일본인들에게 아주 노골적으로 저항하는 특이한 성품을 갖기도 했다. 신불출은 일제에 굴하지 않고 기회만 있으면 어떻게든 그들을 보이지 않게 우롱하는 등 일본인들에게 노골적으로 저항(抵抗)하는 특유한 화술을 사용했던 것이다. 그리고 신불출은 일본순사에게 다시는 만담을 안한다고 그의 이름을 신불출로 개명을 하고는 다시 세월이 흐르자 이번에는 레코드로 그의 만담을 직설적인 것을 피하고 아주 부드러운 소재로 신은봉과 같이 만담을 취입하여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일본순사에게는 다시는 만담을 하지 않겠다고 각서까지 쓰고서 경찰서에서 풀려났지만 그는 얼마 동안만 무대에서 사라졌다가 다시금 조용해진 틈을 타서 다시 만담일을 시작한 것이다.

이때에 그가 발표한 것들을 보자면 신불출은 일본순사에게 각서를 쓰고 풀려나온 후 그냥 놀 수가 없었던 터라 단막극(單幕劇)에 출연하여 넌센스 단막을 하여 관객들을 웃기는 등 조금씩 활동을 하다가 일본순사들이 조용해지자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인정(人情)극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당시에는 특별한 대본(臺本)이 나오질 않았었고 그저 안다는 것이 우리네 생활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들을 주제로 한 각본이 많았다.

그래야만 흥행이 잘 되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들은 슬픈 연극을 그렇게 좋아했다. 그래서 슬픈 연극이라면 죽기 살기로 극장구경을 하는 것이다.

하나 예를 든다면 '심청전'이라든가 '옥단춘전' 그리고 '춘향전' '흥부와놀부' '콩쥐팥쥐' 등 아주 고대 소설을 연극화해서 공연들을 하다 보니 이러한 연극을 보고서 울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러한 시대다 보니 연극이 일막이 끝나면 무대를 다시 설정하는 시간이 있다. 그럴 때 그 공간의 시간을 메우기 위하여 중간중간에 노래라든가 또는 희극(喜劇) 또는 만담 등을 하게 된다. 그것을 보고 막간 가수(幕間歌手) 또는 막간촌극(幕間寸劇)이라고 불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코미디라고 하는 단어는 아마 일제말기부터 사용하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된다. 그리고 단막극이라는 것은 거의가 관객들의 무료함을 메우기 위하여 배우들이나 가수가 그 공간을 출연하여 써비스를 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본 연극보다도 더욱 좋은 작품들이 인기를 얻는 경우도 있었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무대장치(舞臺裝置)를 바꿀 적에는 시간이 약 30여 분이 걸리니까 그 시간 동안 관객들에게 지루하지 않도록 연기를 하고 또 노래를 하고 하는 것이다.

연극이든 악극이든 이러한 막간의 극이 있었다. 여기서 막간에 대하여 좀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어느 연극이든 또는 어느 악극이든 선전하는 포스터를 보면 몇 막 몇 장이라고 표기하는 것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몇 막 몇 장이라 함은 연극을 하는 무대의 배경에 눈이 오는 그림과 효과가 있다고 하자. 그 다음 장면에서는 꽃이 피는 장면으로 변할 때면 무대를 바꾸어야 되는 것이다. 즉 무대배경을 바꾸게 된다. 이러한 세트 장면을 바꾸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공간을 활용하여 관객들을 위해서 써비스하는 것이다. 그것이 막간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니까 극장에 입장하면 무대에서 징소리가 나면서 무대에 포장이 올라가며 무대장치가 보이고 무대에서는 배우들이 나와서 연기를 한다. 이것을 막이라고 한다.

그리고 앞에서 밝힌 무대장치라 함은 뒤에 그려져 있는 셋트장치를 몇 장이라고 표현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예를 든다면 보통연극의 내막은 3막4장 또는 4막5장 등 이렇게 그 연극의 길이를 표현하는 것이다. 당시에는 연극단체나 악극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서 거기에 막간의 각본들은 거의 다 신불출이 쓰다시피 했다. 그렇게 활동을 하면서 노래 가사도 쓰고 만담도 직접 각본을 집필하여 본인이 직접 여가수와 듀엣으로 만담 등을 취입(吹入) 하는 등 아주 열정적으로 활동을 했다.

그리고 신불출은 레코드 만담판을 내놓기만 하면 레코드가 시중에 나오기 무섭게 팔렸다. 여기에 힘을 받은 신불출은 또한번 일제로부터 요시찰이 강화되며 그에게 창씨 개명(創氏改名)의 요구를 하는 등 그는 창씨개명 강요를 받게 된다.

그러나 신불출은 창씨개명을 하지않기 위해 여기 저기로 도망을 다녔으나 끝내는 일본순사에게 붙잡혀 또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여기에서도 창씨개명을 받아들일 수 없는 그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로 핑계를 대보지만 그의 뜻이 이들에게는 통할 리 없는 것은 뻔한 일. 그래서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없음을 알아차린 신불출은 할 수 없이 창씨개명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그의 개명은 역시 일본인들을 조롱하는 뜻으로 개명을 하여 또 한번 우리들을 웃기는 내용이 되어 장안에 화제가 되었다. 신불출은 일본식 이름을 강원야원(江原野原)으로 지었다. 일본 말로 발음한다면 에하라노아라로 발음하게 된다.

'망할 놈의 세상 될대로 되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자포자기에 가까운 말이다. 이렇게라도 해서 일제에 반항이라도 해보자는 속셈이 깔려 있었다. 신불출은 결국은 이렇게 창씨개명을 했다. 이렇게 창씨개명을 한 후 우리 조선연예인들은 그를 높히 평가했다.

? 김명환

한국가요작가협회 작사·작곡가

kmh4647@yahoo.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